칠성교에서 북쪽으로 50~100여m 지점, 신천에 설치한 S자형 돌다리가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대구 신천은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건강 길거리 명소다. 지난 5월 쯤, 칠성교 북쪽 칠성 야시장 뒤편 신천에 길이 약 70m S자형 사각 돌다리에 조명등까지 설치했다. 시민들은 그 돌다리 위를 걷기도 하고 부근 냇물 바닥에 들어가 물속을 걷기도 했다.
신천의 다른 곳은 물속에 들어가지 못하지만, 이곳은 예외다. 여름철에 시민들은 돌다리에 앉아 두 발을 물에 담가 물장구를 치며 더위를 식혔다. 돌다리 위를 걷는 것이 재밌다며 이쪽에서 저쪽까지 갔다가 되돌아오기도 했다. 어린이들은 부모님과 손을 잡고 폴짝폴짝 뛰면서 건넜다. 주변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보기 좋았다. 야간에는 S자형 돌다리에 전등불이 들어와 젊은 남녀들이 이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또, 신천에서 인도로 오르는 언덕에 만든 계단은, 시민들이 앉아 쉬거나 칠성시장 매대에서 구매한 음료를 가져와 나눠 먹으며 휴식도 취하고 하루의 스트레스와 피로를 푸는 좋은 장소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7월 태풍 ‘카눈’으로 인해 신천 상류 상동교부터 떠내려 온 오물과 쓰레기가 신천을 덮쳤다. 그로 인해 잠수 칠성교 인도까지 물에 잠기고, 쓰레기가 교각에 걸려 다리를 파손했다. 이로 인해 통행을 금지한 적도 있다.
지난 9월 25~27일 쯤, W자형 접이식 출입문 6곳을 만들고 자물쇠를 채워 출입 아예 못하게 했다. 이에 대한 안내문은 한 글자도 없다. 단지, 안쪽 계단 부근 몇 곳에 ‘미끄럼 주의’라는 글자만 있다.
태풍 카눈 이후 냇물이 줄어 S자형 돌다리를 이용할 수 있는 데도 대구시설관리공단은 시민들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칠성 야시장 쪽에서 신천 냇물로 내려가는 출입구에 비닐 테이프로 막아서 드나들지 못하게 했다. 위험 상황이 없어진 이후에도 안내문도 없이 몇 달째 계속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공사비를 들여 마련한 S자형 돌다리가 무용지물이 됐다.
시민들은 “언제까지 이용 못 하는지, 이용하려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야간에 위험하면 주간에라도 개방할 수 없느냐”며, “대구시설관리공단은 기후변화 상황 등 5~6개월도 내다보지 못한 것이다. 애초 시설 설계와 계획이 잘못된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예산 낭비와 선심 행정을 하려는 것이 엿보인다”고 지적한다.
달성군에서 온 시민은 “칠성 야시장이 열리는 날이라 먼 곳에서 술을 마시기 위해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고 지하철을 이용했다. 신천변 콘크리트 계단에서 S자형 돌다리에서 비춰주는 야간 불빛을 보며 휴식의 시간을 보낸다. S자형 돌다리를 이용하지 못하고 멀리서만 바라봐야 한다. 또, 야시장 매장의 딱딱한 의자에 앉아서만 시간을 보내 아무런 재미가 없다”고 했다.
한 시민은 잠겨진 자물쇠를 만지며 “언제 열어줄 것인지? 위험한 요소가 생기면 대안을 내어 대처해야지 무조건 출입을 못 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처음부터 잘 못된 발상”이라며, “종전과 같이 이용할 수 있게 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도시건설본부 건설토목부 관계자는 “시설부문은 공사가 완료됐다”며, “시민이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안전문제를 보완해 10월 말경 출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