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소수서원 표지석을 배경으로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영근

대구생활문인협회(회장 박병규)가 지난 20일  경북 영주 부석사, 안동 소수서원, 선비마을 등지서 봄 문학 기행을 했다.

이날 문학 소재 발굴과 친목 도모를 위해 회원 40여명이 참석, 대형버스 1대를 이용했다. 대구교육대학교 상록관 앞에서 출발, 김미화 사무총장의 사회로 박병규 회장 인사와 내빈 소개가 있었다.

박병규 회장이 버스 안에서 참석한 회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김영근

박병규 회장은 “2024년 첫 문학기행이다. 마음가짐이 특별한 날이다. 어떻게 하면 회원 여러분을 잘 도울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상대를 배려하고 협동하는 마음으로 생활해 보자”고 했다.

김미화 사무총장은 대구생활문인협회 상임고문인 대구교육대학교 문예창작대학 구석본 지도교수를 문학 기행 ‘아이돌(Idol)’이라고 소개했다. 여두홍 부회장은 “어려운 시기에 본 회에 가입해 큰 용기를 얻었다”며, “생활이 기쁘고 즐거움이 오솔길이 됐다”고 했다.

구석본 교수는 인사말에서 “세상에서 가장 반가운 분들이 여기 계신다”며, “좁은 세상에 무엇을 보고, 무엇을 먹고, 누구랑 어디로 가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느냐가 더 중요하다. 짧은 하루지만 기쁨이 많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정임 사무국장 사회로 자기소개 시간을 가졌다. 이 국장은 “오늘 시간을 같이하게 돼 기쁘다. 전체 운영이 뜻깊고 좋은 만남의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사소한 풍경에서 시 작품의 소재를 받아와 달라”고 했다. 회원들은 자기소개와 평상시 생각한 내용, 좋아하는 명언 구절, 명사 이야기 등을 서로 공유했다.

회원들은 군위휴게소 공터에서 야외 풍경을 즐기면서 아침식사 후 영주 부석사로 향했다. 마침 비가 내려 우산을 쓰고 탐방해야 했지만, 회원들은 이 마저 ‘복’이라고 말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다녔다.

회원들이 부석사 입구 ‘유네스코 세계유산 부석사’란 글이 적힌 안내석을 배경으로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영근

부석사 경내는 부처님의 앉은 방향이 특이했다. 회원들은 ‘부석’의 의미와 실제로 ‘부석’이란 글이 새겨진 바위를 보고 새로운 내용을 알았다고 했다. 각 건물 앞에 세워진 설명을 읽고 역사적인 자료를 살펴봤다.

오후에는 소수서원과 선비마을을 탐방했다. 일행을 기다리던 김금순 문화해설사 안내를 받으며 여러 문화재 해설을 들었다. 해설사는 야외에서 건물과 소장품에 대한 안내를 하기도 하고 방문자가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할 곳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전시물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했다. 참관자 개인적으로 기념사진도 찍고 미처 조사하지 못한 것은 팸플릿 등 안내자료를 챙겼다.

탐방 참가회원들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소수서원이란 표지석을 배경으로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영근

선비촌에서는 옛 선비의 생활과 가옥의 구조, 생활 모습, 가정에서 사용하는 도구 등을 볼 수 있었다. 조상들의 생활 모습을 보고 “모두 어려운 시기 잘 살아오셨고, 자료 보존을 잘해 두셔서 고맙다”고 했다. 회원들은 선비 옷을 입은 모형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선비가 된 기분”이라고 했다.

김금순 문화해설사는 문인들이 오셨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시로 안양루에 걸린 김삿갓 시인의 시에 대해 설명하고 난 후 ‘부석사’를 낭송하고 해설을 마쳤다.

浮石寺(부석사)

평생에 여가 없어 이름난 곳 못 왔더니.

백수가 다 된 오늘에야 안양루에 올랐구나.

그림 같은 강산은 동남으로 벌려 있고.

천지는 부평 같아 밤낮으로 떠 있구나.

지나간 모든 일이 말 타고 달려온 듯.

우주간에 내 한 몸이 오리마냥 헤엄치네.

인간 백 세에 몇 번이나 이런 경치 구경할까.

세월은 무정하다 나는 벌써 늙어 있네

 

회원들이 우산을 쓰고 소수서원에서 김금순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김영근

이후 같은 교육 기수별로 주막촌에서 이날 소감과 평소 갖고 있던 문학에 대한 견해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대구로 돌아올 때는 모두 “오늘 문학탐방 시간이 너무 짧다”고 아쉬워했다. 문명랑 홍보국장, 박미애 사무차장의 진행으로 개인 장기 자랑 시간도 가졌다. 집행부는 “다음 기회는 더 많은 정성을 들여 준비하겠다”고 했고, 회원들은 집행부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박병규 회장은 “제가 열심히 할 수가 있었던 것은 모든 회원님의 적극적인 참여와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봉사 중에 가장 큰 봉사가 참여 봉사다. 앞으로도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대구생활문인협회는 분기별로 회원 작품을 모아 지난달 29일 ‘2024 봄 시인부락 19호’를 발행, 회원들에게 배포했다. 매년 3·9월에 구석본 교수(상임고문)가 대구교대 평생교육원에서 운영하는 시 창작반에 동참, 현재 64기를 배출했다. 임원진과 회원들은 개강 때는 신입회원 환영회, 마칠 때는 종강 파티로 축하와 격려를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