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탐방] ‘침묵의 지하도’ 깨운 재즈 선율… 대구아트웨이, 축제장 변신

2025대구아트웨이 연말축제. 사진=박성근
Winter Art Festa 프로그램. 사진=박성근
대구아트웨이 특별공연. 사진=박성근
미니 버선 키링 만들기. 사진=박성근
볼펜 예술 작품. 사진=박성근
갤리그라피 작품. 사진=박성근
전시 작품. 사진=박성근
눈송이 띄우기. 사진=박성근
크리스마스 선물 트리. 사진=박성근

평소 바쁜 발걸음만 오가던 대구 범어역 지하 거리가 모처럼 활기로 가득 찼다. 대구아트웨이는 지난 12일 지하 전 구간에서 ‘2025 대구아트웨이 연말 축제’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시민들은 낯선 재즈 음악과 예술 체험에 발길을 멈췄고, 적막했던 지하 공간은 단숨에 생동감 넘치는 축제의 현장으로 탈바꿈했다.

이번 축제는 △시민참여형 기획 전시 ‘겨울공장’ △쇼룸 입주작가 기획 전시 ‘월간 범어’ △예술 장터 프리마켓 △특별공연 프로그램 △북 토크 △몰입형 참여 이벤트 등 풍성한 콘텐츠로 꾸며졌다.

이날 행사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청년 작가와 시민이 호흡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 시민참여형 기획 전시인 ‘겨울공장’은 작가와 시민의 협업을 통해 상생의 가치를 전했고, 입주 작가들의 쇼룸 전시인 ‘월간 범어’는 예술적 깊이를 더하며 오가는 이들의 시선을 붙들었다.

행사장 중앙무대에서는 재즈 밴드 ‘펄스(PULSE)’의 감미로운 연주가 울려 퍼졌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단순한 쉼터 역할에 머물렀던 중앙무대는 이날만큼은 관객과 교감하는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본연의 가치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어 ‘이음 서재’에서는 목정원 공연예술이론 저자의 북 토크가 진행되어, 들뜬 축제 분위기 속에서 차분하고 깊이 있는 예술적 담론을 나누는 시간도 마련됐다.

현장 곳곳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예술에 참여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X-윈터’ 이벤트와 스탬프 투어에 참여하기 위해 시민들은 쇼룸과 공방을 부지런히 오갔다. 아트웨이 입주예술인 최성미 작가의 공방은 ‘미니 버선 키링’을 만들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최 작가는 “시민들이 만드는 키링 하나하나가 예술인들의 손길과 정성이 담긴 소중한 작품”이라며 웃어 보였다.

또 다른 공간에서는 김지영 작가가 볼펜을 이용해 수개월간 공들여 완성한 대형 액자형 작품을 선보였다. 시민들은 작가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며 장인 정신이 깃든 작품 세계에 빠져들었다.

축제를 즐긴 한 시민은 “오늘은 거리가 살아 숨 쉬는 것 같다”며 “이런 문화 행사가 단 하루로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현장의 열기 속에 예술가들은 지속 가능한 문화 생태계를 위한 제언을 내놓기도 했다. 행사에 참여한 입주 작가들은 “대구아트웨이가 활성화되려면 일회성 행사가 아닌 일정 기간 지속되는 문화행사가 필요하다”며 “특히 재료비 부담 등으로 참여가 어려운 소외계층을 위해 예산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2025 대구아트웨이 연말 축제’는 한적했던 범어역 지하 공간의 가능성을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축제 현장에서 나온 시민과 예술가들의 목소리가 향후 대구시 정책에 반영되어, 대구아트웨이가 생활문화예술의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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