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심 가족 협의회'(회장 장호경 대구한의대학교 교수)가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놀이’를 주제로 10월 ‘행복 특강’을 열었다. 강사로 나선 김종식 TBC 리포터는 고대 이집트의 ‘세네트’부터 우리 전통 윷놀이까지 5000년 보드게임의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유심 가족 협의회는 지난 20일 오후 6~9시 대구광역시자활센터(대구광역시 남구 봉덕로 41 동영빌딩 9층)에서 회원과 가족, 시민 등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특강을 진행했다. 협의회는 십수 년째 매월 한 차례 행복 특강을 이어 오고 있으며, 반기마다 문화 기행도 열어 회원 간 우의를 다지고 교양을 쌓고 있다.
행사는 도영국 총무부장의 사회로 회장 인사에 이어 강의 순으로 진행됐다. 장호경 회장은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며 “그때마다 대단한 비법은 단순·반복·집중·지속하는 생활이라고 답하는데, 학생들은 그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하는 일을 실천해 100일, 1년, 3년을 지속하면 어느 분야에서든 대가로 성장해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 많은 사람이 그 쉬운 일을 잘 실천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강사는 유심 가족 협의회 홍보부장을 맡고 있는 김종식 TBC 리포터다. 김 리포터는 보드게임의 기본 개념부터 세계 각지에서 이어져 온 역사까지 차례로 소개했다.
김 리포터는 강의 첫머리에서 “보드게임은 규칙을 함께 지키는 놀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판 위에서 말이나 카드, 주사위 같은 도구를 정해진 규칙에 따라 움직이며 즐기는 놀이로, 이기고 지는 것보다 규칙을 함께 지키며 시간을 나누는 데 본질이 있다”고 설명했다.
컴퓨터 게임과의 차이도 짚었다. 그는 “컴퓨터 게임이 화면 속에서 혼자 몰입하는 놀이라면, 보드게임은 한 테이블에 둘러앉아 서로의 얼굴을 보고 대화하며 웃는 놀이”라며 “세대를 잇는 소통의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의의 중심은 이집트 파라오에서 윷놀이로 이어지는 보드게임의 역사였다. 김 리포터에 따르면, 고대 이집트에서는 기원전 3000년대부터 ‘세네트’라는 놀이가 즐겨졌고 고대 중동 전역에서 인기를 끌었다. 세네트는 가장 오래된 보드게임 중 하나로 파라오의 무덤에서도 발견돼, 당시 사람들이 놀이를 삶의 일부이자 내세의 동반자로 여겼음을 보여 준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우르의 왕실 게임’ 역시 약 4600년 전 유물이다. 기원전 2600년경 만들어진 이 게임판은 고대 수메르 도시 우르의 왕족 무덤에서 나왔으며, 영국의 고고학자 레너드 울리가 1920년대에 발굴해 대영박물관에 소장됐다. 발굴 당시에는 유물만 있을 뿐 규칙은 알 수 없었으나, 1980년대 초 대영박물관 큐레이터 어빙 핑클이 쐐기문자 점토판을 번역하면서 규칙이 밝혀졌다. 이 점토판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게임 설명서로 꼽힌다.
동양의 바둑은 중국에서 오래전 시작돼 우리나라에 전해졌고, 인도의 ‘차투랑가’는 서양 체스와 동양 장기의 뿌리로 알려져 있다. 김 리포터는 우리 전통놀이인 윷놀이와 고누두기, 장기도 모두 판과 말을 사용하는 보드게임의 한 갈래라고 소개했다.
현대에 들어서는 20세기 미국의 ‘모노폴리’가 큰 인기를 끌며 가정용 보드게임 시대를 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부루마블’이 세대를 아우르는 국민 보드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1990년대 중반 독일의 ‘카탄’은 협상과 전략이 어우러진 ‘독일식 보드게임’의 대표작으로, 오늘날 보드게임 문화가 널리 퍼지는 계기가 됐다.
“보드게임은 유행이 아니라 인류가 수천 년간 이어 온 놀이 문화로, 오늘 우리가 즐기는 게임 안에도 그 오랜 시간이 담겨 있다.” 김 리포터의 말에 회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였다.
보드게임은 취향에 따라 고르는 종류도 다양하다. 김 리포터는 상대와 겨루며 수읽기를 하는 전략 게임, 참가자들이 힘을 모아 공동의 목표를 이루는 협력 게임, 단서를 모아 범인을 찾는 추리 게임, 웃고 떠들며 분위기를 띄우는 파티 게임, 숫자와 그림 카드를 활용하는 카드 게임 등으로 나눠 소개했다.
그는 “어르신들에게는 규칙이 단순하고 손으로 직접 만지며 즐길 수 있는 게임, 말과 숫자를 활용하는 게임이 잘 맞는다”며 “승패에 집착하기보다 함께 웃는 데 초점을 맞추면 참여자 모두가 즐거운 놀이가 된다”고 조언했다. 또 손과 머리를 함께 쓰고 대화를 나누는 놀이인 만큼 일상에서 활력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참석한 한 회원은 “이름만 들었던 보드게임이 우리 생활 속에 이어져 온 오래되고 좋은 놀이인 줄 몰랐다”며 “집에 돌아가 손주들과 함께해 보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 리포터는 “보드게임은 스마트폰에 중독된 젊은이들도 온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재미있는 놀이”라며 “보드게임의 진짜 매력은 게임이 끝난 뒤에 남는 대화와 웃음인 만큼, 오늘 배운 이야기를 가족·이웃과 나누며 마음을 잇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강의를 마무리했다.
도영국 총무부장은 “앞으로도 회원들이 서로 우의를 다지고 교양을 쌓을 수 있는 다양한 행복 특강과 문화 행사를 이어 가겠다”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