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화장실 표지판. 글과 그림이 작아 시니어들이 남녀 화장실을 혼돈하기 십상이다. 사진=박명희

우리나라 화장실 표지판은 가지각색이다. 버스터미널, 전철역, 대중식당, 관공서, 은행 등의 화장실 표지판이 디자인도 다양하지만 색깔도 다양하다. 남자 화장실과 여자 화장실의 표시가 동일한 색으로 표시 돼 있는 곳이 많아 시민들, 특히 시니어들은 화장실 사용에 헷갈릴 때가 있다. 쇼핑센터, 백화점과 같이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 곳 대부분이 그러하다.

대구시 지하철 역에 들렀다. 전철을 타기 위해 들어 온 여성 한 분이 화장실로 가더니 다시 나와 반대쪽 화장실로 급하게 뛰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화장실에서 나온 김모(여, 70) 씨는 남녀 화장실을 헷갈린 이유에 대해 “화장실 표지판이 검정색으로 비슷해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급하게 달려갔다”며, “변기 모양을 보고 남자 화장실이라는 판단이 서 다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나이가 드니 시력 저하도 오고 물체 선명도도 떨어져 남녀 화장실 구분이 잘 되지 않아 실수한 것”이라며, “화장실 표시를 남자는 파랑색, 여자는 빨강색으로 구분하면 시니어들이 실수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양모(여, 69) 씨는 “식당도 마찬가지”라며, “애매모호한 색깔로 표시된 표지판은 화장실 입구에서 잠시 서성거려야 어디로 갈 것인지 판단이 설 때가 있다”고 지적했다.

초고령사회를 대비해 전국 화장실 표시를 멀리서 봐도 선뜻 눈에 들어오는 색깔로 구분한다면 시력이 저하된 시니어들이 김씨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다. 자세히 보면 치마 그림과 바지 그림으로 남녀 표시를 했지만, 구분이 어려울 때가 있다.

화장실 표지판의 남녀 색깔 표시는 전국적인 국가시책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